러시아 재무부와 중앙은행이 국내에서 암호화폐 거래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실험적 법적 체계(ЭПР, Experimental Legal Regime) 하에서 이를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거래 참여 대상은 '적격 투자자(суперквалифицированные инвесторы)'로 제한될 예정이며, 이에 대한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러시아 재무부 금융정책국장 알렉세이 야코블레프(Alexey Yakovlev)는 최근 열린 자산운용 시장 리더 포럼(Форум лидеров рынка управления активами)에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개설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현재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며, 적격 투자자만이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며, "이 투자자 카테고리는 현재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는 이를 정의하는 과정에 있다" 라고 설명했다.
또한, 거래소 개설이 실현되려면 세 가지 핵심 요소가 충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실험적 법적 체계(ЭПР, Experimental Legal Regime) 하에서 진행될 것
- 적격 투자자(суперквалифицированные инвесторы) 기준 확립
- 모든 리스크 차단
그는 "이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될 경우, 구체적인 제안이 정부에 제출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재무부와 중앙은행이 내부 논의를 진행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현재 러시아는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과 분리된 암호화폐 거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국제 결제 수단으로만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 제재가 강화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국내에서 통제 가능한 암호화폐 거래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 지난 2022년, 중앙은행은 암호화폐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규제를 요구했지만, 이후 국제 제재 회피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입장이 변화
- 2024년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암호화폐를 국제 무역 결제 자산으로 인정하는 법안에 서명
- 현재 재무부와 중앙은행이 '초고급 투자자' 대상으로 암호화폐 거래 허용 방안을 논의 중
러시아 정부가 국내 암호화폐 시장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통제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재무부와 중앙은행이 논의 중인 '초고급 투자자' 대상 암호화폐 거래소 도입 방안은, 국제 제재 속에서 통제된 환경 내에서 디지털 자산을 활용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규제 명확성과 투자자 기준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실제 거래소 개설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러시아 정부가 암호화폐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펼칠지, 아니면 제한적인 실험에 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출처: TASS.R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