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상장 기업 10곳 중 4곳이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발로 남겨진 정치 불안이 증시를 뒤흔드는 모습이다.
이날 오후 1시56분 기준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1105개 종목이 연중 최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상장 종목이 2714개(코스피 958개, 코스닥 1756개)임을 고려하면 약 40.7%의 종목이 연중 최저가인 셈이다. 이 중 52주 최저가를 기록 중인 종목은 1091개다.
이날 국내 증시는 정치 불안을 소화하며 약세를 보인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7% 내린 2368.16, 코스닥지수는 4.41% 내린 632.15를 나타낸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하락세가 이어지며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이날 장중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이는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의 이탈이 가속화된 영향이다. 이날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6177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138억원어치 주식을 매물로 내놨다. 한국 증시에서 줄곧 순매도세를 보이던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21억원 순매도, 코스닥에서 590억원 순매수다.
증권가에서는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정치 불안이 증시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평한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트럼프가 당선되며 수출 규제 우려와 함께 경기에 대한 우려도 부각됐던 상황"이라며 "여기에 갑작스레 비상계엄이 선포되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마저 추가됐다"라고 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그 속성상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미래가 불투명하면 주가 부진은 피할 수 없다"라며 "최근 한국은 정치적 문제뿐만 아니라 대외 환경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이 상당하다. 이에 따라 일정 기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이는 향후 몇 달씩 이어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