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이후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금 달러를 매도해야 한다"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보고서가 나왔다.
미 대형 IB인 모간스탠리는 9일(현지시간) 고객들에게 '이제는 팔아야 할 시간(Time to Sell)'이라는 제목의 메모에서 "미국 달러의 미래 가치를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다"며 "지금은 달러를 팔아야 할 때"라고 권고했다.
모간스탠리는 달러 매도 권고 이유로 이미 글로벌 금융시장이 지나치게 강한 달러화를 선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데이비드 아담스 모간스탠리 연구원은 "달러에 대한 좋은 소식은 이미 가격에 반영됐고 달러화 가치의 강세를 주도하는 미국 예외주의도 시장에 내재화됐다"며 "유로화에 미칠 악재 역시 이미 유로화 약세에 반영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보편 관세 도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지나친 달러 강세를 불렀다고 모간스탠리는 진단했다. 아담스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트럼프 집권 2기에 시행할 정책의 속도와 폭, 규모를 과대평가하는 측면이 있다"며 "트럼프의 새 무역정책은 상대적으로 빨리 나올 수 있지만 시행은 예상보다 느리고, 중국에 집중된 방향으로 좁아질 수 있다"고 짚었다.
모간스탠리는 미국 달러 대신 호주 달러와 영국 파운드를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들 통화 가치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인 데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영향을 덜 받아 미국 달러 대비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편 모간스탠리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과 내년 1월 연속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맞춰 투자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간스탠리 예측이 공개된 이후 시장 트레이더들도 올 12월과 내년 1월 2차례 연속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보고 베팅 전략을 바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 이날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18일 12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85.8%로 1주일 전(61.6%)보다 크게 높아졌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